2024-10-28 00:11
어제 가족 행사에 시어머니도 오셨어. 어머니는 언젠가부터 염색을 안 하셔서 자연스런 그레이 헤어인데 참 잘 어울리셔. 올블랙에 진주 목걸이 두 줄을 두르고 오셨는데 그 무채색 패션이 넘 멋지고 우아한 거야.
ㅁ
여기까지 말하니까 마치... 돈 많은 시댁 어른에 대한 쭈그리 며느리의 예찬 같을지도 모르겠어. 응, 아니야. 시어머니가 돈 많으신 것도 전혀 아니고 내가 시어머니와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야. (전혀) 하지만..
ㅁ
어머니가 심플하지만 우아한 멋을 내고 나오시는 게 넘 사랑스러운 거 있지. 특히 어제.. 섬세한 레이스 디테일이 있는 블랙 숄을 샤라락 두르고 오신 것을 봤어.
명절 때 가면 음식하느라 편안한 옷차림이시지만 외식할 땐 언제나 곱게 헤어 컬링 하고 우아한 차림으로 나오시는 팔십대 할머니. 난 그렇게 나이들 수 있을까. 돈이 있으나 없으나 그 안에서 여성성과 품위를 잃지 않고 언제나 긍정적으로 말하고 미소짓는 분. 난 그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