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8 14:37
골프 동반자 이야기 2.
꽤 오래전 플로리다 어느 시골 골프장에 혼자 손카트를 끌고 갔어. 1번홀을 혼자 치고 2번홀가니까 어떤 흑인 할아버지가 혼자 치고 계셔. 2번홀 홀아웃하니까 3번홀 티잉구역에서 기다리시는거야. 혼자니 같이 치자셔서 그 홀부터 조인을 했어. 내가 백티로 걸어 가니까 할아버지 왈, “친구 백티에서 쳐? 난 주로 화이트에서 치는데 오늘은 백티에서 같이 칠게”
내가 그러면 화이트에서 친다니까 그냥 백티에서 치자셔.
그 할아버지 등도 좀 굽었고 상당히 마르셨거든. 그래도 눈빛이 반짝반짝하시더라.
3번홀은 파5였거든 나보고 먼저 치라셔서 먼저 쳤어. 당시 드라이버 안죽고 220미터 정도 칠 때라 페어웨이 한가운데 잘 보냈어. 굿샷하시며 오래된 골동품 같은 조그만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는데…
임팩이 너무 예술인거야.
가보니 나보다 30야드는 더 멀리치셨어. ㅠㅠ
걸어가면서 연세를 여쭤봤더니 72세시래.
고수는 장비도 나이도 다 실력으로 커버하시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