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31 06:15
남한산성 일몰을 보려 날을 잡고 길을 나섰어.
헌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오기 시작하더라고.
하필 오늘! 하며 차를 돌리려다 여기까지 왔으니 커피라도 마시자 하고 커피숍에 들어갔어.
아메리카노 한 잔을 앞에 두고 통유리창에 타닥타닥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를 들었지.
그런데 신기하게 커피를 끝내기도 전에 비가 멈추더라.
하늘은 여전히 구름으로 가득했지만 야경은 볼 수 있겠다 싶어 서둘러 나왔어.
서문 쪽으로 올라서니 해는 구름 아래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어.
그런데 그때, 진한 먹구름이 위 아래로 갈리며 틈이 벌어졌고, 틈 사이로 붉은 박명이 비치더라.
커다란 붓을 붉은 페인트에 담궈 일필휘지로 획을 그어 놓은 듯 했지.
뜻밖에 조우한 멋진 풍경이었어.
스하리1000명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