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9 13:06
우리할아버지
우리 할아버지는 결혼 직후에 나의 아빠 위로
자식 둘을 줄줄이 떠나보내셨대
그리고 아빠가 태어나서 자라 결혼을 하고
나를 첫손주로 만나셨어
어른들 말로 난 3살까지 밥먹을때 집에 있을때
방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던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항상 할아버지가 무릎에 두고
사셨다더라고 나도 할아버지를 부모님보다
좋아했어 방학때면 항상 시골집에서 살았고
서울집에 할아버지가 왔다가면 할아버지 스킨향이
남아있는 배게를 꼭 안고 잠들었고 사춘기가 오기
전까지 할아버지 옆에 붙어 자고 그랬어
한창 할아버지도 젊고 내가 아직 어렸을때는
우연히 본 원두막이 가지고 싶다는 내 말에
시골집 옆 엄청 커다란 나무에 원두막을 지어주셨어
한여름 모기장을 치고 누워서 자기전에 봤던
밤하늘이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이 나
여름 방학때는 시골집 근처 강에 가서 배도 태워주고
겨울엔 꽁꽁 언 저수지 위에서 놀라며 썰매도 직접
만들어 주셨어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