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3 13:50
(언어와 페르소나 관련 위의 글에 이어)
그러다 스레드라를 알게 되고, 이곳에서는 모든이가 평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어. 충격적이었어.나이도 성별도 직장도 그 어떤 것으로도 구분되지 않고 평등하게 글을 읽고 삶을 나누고 댓글을 쓰며, 연대할 수 있다는 공간이 실제 존재할 수도 있는 거구나.
그동안 한국인이어서 그런걸까? 누구 엄마~라고 부르지 말고 그냥 내 이름을 아무렇지 않게 부르는 외국아이들을 보며 우리는 절대 그럴 수 없을것이다 라고 생각한 것은 정서도 정서지만, 한국어가 주는 위계때문은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었어. 근데 '스친' 이 한마디면 다 끝나버리네. 이런 공간이 존재할 수 있는 거였구나. 너무나 신선하고 도발적이고 즐거운 공간이야. 놀이터에서 처음 만나는 아이에게 "너 몇살이야?" 물으며 나이로 계급부터나누는 한국 놀이터와 달리 "What's your name?"이라 시작하여 이름부터 물으며 이름을 알면 그 뒤로는 평등해지는 곳 같아. 내게는 스레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