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8 12:51
22살, 캐나다에서 나 홀로 하는 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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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에서 12월 초.
매년 이때쯤이면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 시골에 있는 할머니 댁에 모여 김장을 하곤 했어.
할아버지께서 커다란 고무 대야에 엄청난 양의 김치 양념을 만들면 사촌 동생, 삼촌, 부모님 모두가 김장 매트 위에서 분홍색 고무장갑을 끼고 절인 배추에 김치 양념을 버무렸지. 분명 고무장갑을 꼈는데도 김장이 끝나면 김치 양념이 팔에 도배가 되어 있었어.
김장이 끝나면 이웃분들과 함께 갓 삶은 수육에 굴김치를 먹었어. 집으로 돌아갈 땐 항상 김치 두 상자와 할머니 반찬들을 차에 가득 실어갔어.
19살에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떠나 연고가 없는 캐나다에 나 홀로 온 뒤로는 주로 김치를 사 먹었는데, 올해는그때의 행복했던 추억이 그리웠는지 직접 김장을 했어. 김치통이 작아서 김치 한 포기랑 깍두기만 넣어도 꽉 차더라. 김장하는 김에 파김치도 담갔어.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 먹었던 그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맛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