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0 15:23
오늘 학원에 왠 경상도 말씨를 쓰는 노인이 찾아왔다. 이빨이 빠져서 발음을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사정을 들어보니 건설 일을 하는데 6월부터 일이 없고 늙어서 안 써줘서 3개월째 노숙을 하고있다고 했다. 전단지를 돌리든 청소를 하든 다 할테니 제발 좀 살려달라면서 도와달라는데 전단지도 없고 청소가 필요없을 만큼 깨끗했다. 돈을 주고싶었지만 학원엔
현찰이 없었다.
결국 편의점에가서 필요한 걸 고르시라했더니
컵라면 하나만 골라서 더 담으시라고 했더니
김밥 2줄, 컵라면 3개, 인스턴트 죽 2개를 고르셨다. 봉지를 쥐어주고 부디 건강하시라고 말하니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이 은혜는 잊지 않겠다 말하고 멀리 사라지셨다.
어린시절 들은 전승이 하나있다. 추운 겨울 날 남루한 거지노인을 집 안으로 모셨더니 그 거지가 사실 예수님이었다는 전승. 오늘 어쩌면 그 분은 예수님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라해도 예수님도 분명 기뻐하셨을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 가득 행복이 차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