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1 17:25
교수일기
박사 받고 교수가 되고 나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 '의사들을 어떻게 믿지?' 내가 만나는 의사가 A 학점 받은 의사인지, 아니면 C- 받은 의사인지 알 수가 없어. 환자 입장에선 둘 다 그냥 똑같이 "의사"이니까.
교수 또한 비슷한 존재다. 내가 의사를 고를 때 학력이나 레지던시 경력을 본 것처럼, 학생들도 교수를 선택할 때 평판이나 논문 같은 걸 참고하겠지. 하지만 직접 겪어보기 전엔 알 수 없어. 그리고 A 학점 받은 교수라 하더라도, 그 교수가 학생 때처럼 열심히 나한테 가르쳐줄 거란 보장도 없고. 의사도 마찬가지야. 그들이 최선을 다해 환자를 케어 한다는 보장은 없어.
교사나 교수는 아카데믹 프리덤이라는 걸로 보호받고 있듯 의사들 역시 의학적 재량권이라는 게 있어서, 환자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지만 않으면 본인 판단대로 진료할 수 있어. 이걸 더 넓혀서 경찰이나 소방관 같은 공무원들까지 생각해 보면 솔직히 좀 무섭긴 해. 그래도 그들은 프로토콜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