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의대 공부가 외우기만 하면 되는 건 줄 알았었다. 나는 미적분도 외워서 잘 했던 사람이라서, 의대 공부도 그냥 기출 위주로 외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었다. 하지만 크나큰 착각이었다. 모든걸 다 외우고 이해하고 다 해야 하는데 양이 너무너무 많아서 도저히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냥 속눈썹에 발라놓고 눈 깜빡이면 까먹을 정도였다. 일주일마다 시험보는데 그 일주일 시험 분량이 타과 한학기 분량이다. (내가 의대 오기 전에 다녔던 타과 기준이다.) 시험 이틀 전부터 밤새고 앉아서 공부만 했는데도 나보다 성적 좋은 동기들이 많아서 자괴감에 우울증도 심했었다. 그렇게 공부했던게 십년 넘어서 이젠 기억도 안나는게 어째 좀 속상하다. 내 전공 말고는 아무것도 몰라요 상태다. 의대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