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9 23:26
7살의 어린 동생들이
8살들의 교실에 찾아왔다.
교실을 둘러보는 눈초리에
낯선 기색이 역력하다.
이 교실의 주인들은
웬지 모르게 기가 퍼드득 살아있다.
가슴을 한껏 부풀린 공작새처럼
형님 자세로 앉은 모습을 보니
자꾸 웃음이 비집고 나와서
안간힘을 다해 참았다.
겨우 1년,
아니 사실은 몇 달 차이가 나는
어린 것들이지만,
7살들은 어색한 모양새로
교실 앞에서 몸을 베베꼬며 서있다.
유치원 선생님의 말씀에
고사리 같은 손으로
꼬깃한 종이를 하나씩 펴본다.
손바닥만한 종이에 뭘 썼나 들여다 보니,
학교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하나씩 적어왔다.
"놀이 시간 있어?"
"한글 몰라도 돼?"
"수업시간에 화장실 갈 수 있어?"
기대와 걱정이 서린 질문을 받고
형님들이 야무지게 대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