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1 06:19
“저 사람 뚱뚱한데 치마입은 것 좀 봐,
으. 안 부끄러운가?”
엄마는 종종 지나가는 이들을 품평했다.
나는 그럴때마다 어색하게 웃거나, 넉살 좋은 느낌으로 “아유 그르지마~ 입을 수도 있지!”라고 답했다.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외모를 같이 욕하고 싶지 않았다. 나랑 관련도 없고, 피해를 준 것도 없으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었으니까.
엄마는 내가 너무 차갑고, 기가 쎄고, 딸답지 않다고 늘 말했다. 자기 자식 맞냐고, 엄마 말에 맞다고 좀 해주면 탈나냐고.
그래서 나는 내가 정말로 그런 사람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사회에서 만나는 이들은 전혀 반대의 평가를 내렸다. 따뜻하고, 여리고, 그렇지만 단단한 시람이어서 자기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말이다.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스친의 글을 보고 이 일화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