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4 14:05
요즘은, 그냥 물줄기 속으로 온전히 들어갈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해요.
항암치료할 때 목아래 쇄골쪽에 카테터관을 심고 10개월을 지낼 땐, 그 곳에 물이 절대 아주 조금도 들어가면 안되서 머리는 누가 감겨줘야 하고, 상반신은 물수건으로 닦고 하반신조차 혹여나 샤워 물이 튈까봐 관쪽에 방수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이고 겨우 하던 날들이 있었어요. 샤워한번 하는데 얼마나 오래걸리고 번거롭고 하고서도 찌뿌둥하던지..그때 소원은 그저 물에 온 몸 푹 담그고 싶단 생각 뿐이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