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4 10:30
나름 괜찮은 연봉을 받다가 퇴사 후 고정 수입원이 없으니 마음이 좀 험블해지더라고.
사실 맞벌이 시절에도 남편이 매달 월급을 거의 내 계좌로 쏴주는 방식으로 내가 합쳐서 하나로 관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퇴사 후에도 부족함은 없었지.
다만 예전처럼 맘 놓고 소비하지는 않게 되더라고…
디자인 분야에 있었고, 문화적 취향이 중요해서 씀씀이가 컸어. 패션도 좋아했고, 여행도 중요했지.
그런데 이상하게 퇴사 후 그런 욕구가 사그라들더라고. 나 스스로는 취향과 주관이 확실하다 믿으며 남들이 다 하는 것은 이미 식상하게 여기면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제품이나 문화 경험들을 누구보다 먼저 누리려고 했던거 같아. 돌아보면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던거 같아.
오롯이 가족과 나 자신이 중심인 일상이 되니 정말 말끔하게 그런 욕구가 대부분 사라졌어. 대신 진짜 욕구만 남더라고.
건강한 일상에 대한 욕구. 마음챙김. 오래도록 변하지 않고 깊어지는 취향 그런 것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