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7 19:48
백수가 되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내 온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일했던 곳에서 빠져 나왔다.
그 곳을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할 수 있는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했던 터라 후회하진 않는다. 다만 지난 약 8년간의 내 인생이, 내 시간이 송두리째 뽑혀 버린 것 같아서 허무한 것 뿐이다. 내 40대는 그 곳에 고스란히 남아있고 나의 11살 된 딸 역시 그 곳에서 자라온 것과 다름이 없는, 내가 사랑했던 나의 일터를 놓아 버리는 일이 이렇게나 힘든 일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한순간에 내 삶의 목표가 사라졌으며 그냥 내가 없어져 버린 기분이다. 이제 고작 일 그만둔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일까? 현실감이 없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일 나가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나를 힘들게 한다.
한없이 외롭고 또 외로워진다. 내 가장 사랑하는 보물이 내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혼자인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늪에 빠진 것처럼 자꾸만 밑으로 가라앉는 것 같다.
미국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