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렇게 연습해 봤다 편의점 2편
내가 일했던 편의점은 새벽 2시쯤이면
사람이 별로 안 와
새벽 5시까지 세시간 정도 연습할 수 있었는데
손님이 들어오면 악기는 잠시 카운터 옆에 놔두고 계산해 드렸어
의외로 손님들이 신경을 안 쓰더라구?
그렇게 매일 연습하던 어느 날
새벽 6시
트럭 한 대가 편의점 앞에 멈춰 서더니 할아버지 일행이 가게에 들어오셨어
일행 중 한 분이 카운터 옆에 놓인 바이올린을 보고
"이 바이올린 자네건가?"
"네"
"한번 이리 줘 봐"
소중한 악기를 달라니?!
아무리 어르신이지만 참으로 무례한 말이었어
"안 됩니다"
라고 말해야겠지만
그분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공손하게 두 손 모아 악기를 건네드렸어
그리고 내 느낌이 맞았어
우린 한 프레이즈만 들어도 알잖아?
그분은 바이올리니스트였어
편의점 콘서트라고 들어봤나?
멋지게 연주하시더니 나에게 악기를 돌려주며
"보기 좋네!! 열심히 해!!"
재야의 고수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