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8 16:23
[연작 - 1]
재판이 열렸습니다. 법정은 엄숙하고 신성합니다. 여러분은 직장 내 긁힘 사건으로 모여주셨습니다.
이 법정은 회전합니다.
설명 드리겠습니다.
검사석에는 내가 있습니다.
변호인석에도 내가 있습니다.
한단 아래, 사람 키만한 높이를 두고 하나의 커다란 원형 발판이 있습니다.
그 위에 원고석과 피고석, 증인대가 삼각형을 이룹니다.
삼각형의 변을 따라 사람들이 삼삼오오 줄을 서서 불안해하기도 하고, 다리를 떨거나 억울해하기도 하며 서로를 흘기고 있습니다.
대열 안에도 몇명이나 되는 내가 있습니다.
판사석은 저 높이 있어, 공명정대하신 판사님의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