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8 16:37
[연작 - 2] 피고인 갑, 원고인 나01을 둘러싼 형식적이고 자기파괴적인 심문과 변론이 한 차례 끝났습니다. 법정이 끼릭, 회전하며 피고가 원고가 되고 원고가 피고가 됩니다. 이곳은 이상한 나라입니다. 피고인석은 대성황입니다. 끼릭, 나에게 냉담해 보이는 사람이 입장합니다. 끼릭, 나를 무시하는 것 같은 사람, 끼릭, 갑, 끼릭, 나02. 또다시 나01, 갑, 나03, 갑, 이놈의빌어먹을사회, 갑... 법정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회전합니다. 검사(나)와 변호인(나)도 피고인석으로 소환됩니다. 이쯤되면 나(들)와 갑 등등이 한데 뒤엉켜 원심분리되고 형상 없는 빛의 스펙트럼처럼 보입니다. 오오, 이 가공할만한 초고속 회전 속에서 한 줄기 최종 판결이 내려옵니다. 바람소리, 웅성거림, 현기증, 실족, 도미노, 기차소리 같은 마찰음, 폭발, 이명, 으악! 회전이 멈출 때까지 내지른 비명이 내 입이 아닌, 육체를 떠난 영혼이 먼 곳에서 질러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만 폐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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