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9 14:58
한 떨기의 꽃이 떨어졌다.
지탱해주던 줄기의 손길을 뒤로한 채
홀로 유유히 하늘거리기를 선택했다.
한 줌 바람에 기대어 몸을 내 맡긴 채
이리 저리 흐르는 강물처럼
그렇게 가벼이 떨어져 내렸다.
자유를 갈망했던 꽃은 가벼이 발을 내딛었지만
바닥에 내려앉자 다가온 것은 차디찬 아픔이었다.
한 잎, 한 잎 감싸 안아주던 꽃잎들은
이기적인 자신을 미워하며 등을 돌렸고
어여쁘다 쓰다듬던 햇님의 손길도 자취를 감추었다.
발길에 치이고 밟히고 짓이겨지던 꽃은
빛을 잃어 색이 빠지고 물러졌것만
자신을 지탱해주던 줄기는 뿌리로 다가와
다시금 자신을 안아주었다.
그렇게 꽃은 누운 자리에 스미어 줄기에게 돌아갔고
따수운 바람이 부는 날 다시금 얼굴을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