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임의 매력은 서로 접점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같은 영화를 봄으로써 대화의 계기를 자발적으로 만들어 온다는 데에 있다. 대화를 하다 보면 같은 영화를 두고 이렇게나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저마다 살아온 삶의 궤적 위에서 특정 영화를 만나 각자의 영화를 경험한 듯하다. 그럼에도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같은 영화를 보았다는 공통 분모를 믿고 서로의 다름을 기꺼이 드러내고 받아들인다. 차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결국 우리 모두 인간으로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