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그냥 거기 있었을 뿐인데 - 2 ••••• 아이들이 매일 지나다니는 길목에 서 있는 이 공간이 어떤 시선으로 비칠지... 처음으로 고민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학부모님의 불편한 기류와 예상치 못한 요청에 따른 복잡한 감정들이 엉켜 있었기에 이 모든 것을 단번에 정리해 말하기란 쉽지 않았고 당황한 기색을 최대한 숨기고 "아, 말씀 주신 부분은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저희도 한 번 고려해보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렸어요. 와인병이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상의 해를 입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건지 도무지 감이 오질 않았습니다. 속으로는 "이게 진짜 문제일까?"라는 의문과 함께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들이 뒤엉켰어요. 와인병은 그냥 조용히 거기 있을 뿐이었거든요. 말도 없고, 손도 없고, 아이들에게 아무런 말을 건넨 적도 없는 그 병들이 왜 ‘아이들 교육에 해로운 존재’로 간주되는 것일까? 그 인과관계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보았습니다. - 댓글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