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4 07:30
난 재가 요양보호사.
시간이 좋아.
하루 3시간 근무해.
8시10분에 도착해서
할머니 상태 체크하고,
물주전자 세척하고,
가습기 청소 하고,
방 청소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현관계단 청소 끝나면
할머니 말벗 친구가 되어드리지.
다리 주물러 드리면서 드라마 보고,
욕도 하다가 웃다가 울지.
월,금은 머리도 감겨 드리면서
머리 빗겨드리는데 그게 참 좋아.
우리 할머니 생각나서,
못해드린거 하나하나 하다보니,
일한지가 2년반이 지나가더라..
다들 "어르신" 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할무니 저 왔으예~" 라고 인사해.
그럼 할무니는 "왔나~" 하며 반겨주시는데, 한번씩 울컥하기도 해.
옛날 우리 할머니 같아서..
이 일이 너무나 좋아.
투정 부리시거나, 짜증낼 땐 힘들지만
"내 데꼬 댕긴다고 욕보제? 고맙고 미안타~" 하심서, 손잡아 주셔.
속상한 마음이 사르르 녹아 없어지지.
"뭐가 욕봅니꺼, 그라다가 이라다가
정이 듬뿍 드는기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