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4 06:30
밴쿠버에서 학교 다니던 대학생 시절
집 근처 스카이트레인 역에 홈리스가 딱 한명 늘 있었어
나보다 20살은 많은 Carl이라는 아저씨
돈을 좀 달라고 하길래 대신 먹을 걸 사주겠다고
스테이션 옆에 있는 편의점에 데려갔는데
나는 한 끼 고를 줄 알았는데 세 끼는 고르더라구😅
학생 신분에 나름 큰 돈이었지만 큰 맘 먹고 사준 후
대신 시간을 내달라, 아저씨 위해 기도해주고 싶다하고
아저씨 손을 꼭 잡고 기도해주고 눈을 떴는데
가게 주인이 신고했는지 금새 경찰이 와있더라
어린 애가 벌벌 떨면서 사준 거 같아 보였을 수도
내가 기도하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별 문제 없었고
그 후로 종종 마주치면 산책도 하고 대화도 나눴어
Carl은 가족도 있고 집도 있었는데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한 순간에 잃었대
쉘터, 센터 같은 곳들 다니면서 재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우리 살다보면 맘 같지 않을 때 많지
그 누구도 자의로 바닥을 치는 건 아니라는 거
그러니까 스친들, 우리 그냥 행복을 지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