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5 17:40
지난 글에 이어서
포기하는 데 실패한 이야기
공무원 시험, 교대 입시.
연달아 실패했고, 몸까지 망가졌다.
병으로 변해버린 얼굴, 불안한 미래, 가난, 좌절.
바닥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아래가 있었다.
부모님이 아프셨다. 중환자실.
눈을 뜨지 않는 부모님을 보며 무너졌다.
그 와중에 나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아픈 몸으로 간병을 하면서도, 공무원 시험을 붙잡았다.
그리고 반복해서 떨어졌다.
몇 년이 흘렀다.
그사이 친구들은 자리 잡아갔다.
나는? 여전히 제자리. 아니, 더 뒤처졌다.
공무원 시험 외엔 선택지가 없었다.
마지막이라 생각했다.
새 교재를 샀다.
무료 도서관, 천 원짜리 커피, 삼각김밥.
그렇게 매일을 버텼다.
그리고, 그해 모든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높은 성적으로 내가 원하는 지역에서 일하게 되었다. 병은 나았고, 부모님도 건강을 되찾으셨다.
나는 포기하는 데 실패했다.
합격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지옥으로 스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