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5 23:13
내가 백강혁은 아니지만 과거 나도 당직 아닌 전공의를 응급에 부르면서 사람은 살려야 하지 않겠니 같은 말을 한 적이 많았다. 실제로 나는 싱글이라 돌볼 가족도 없어서 밤이고 낮이고 새벽이고 전화오면 달려가는 삶을 살았다. 다른 과 다 받는 당직비를 혼자 못받았다. 왜냐면 혼자 365 당직서는건 당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응급수술빈도가 다른과에 비해 적었기에 그렇지만 우리과 응급은 초응급인 경우도 꽤 있었서 권역응급센터에 코로나때는 인근 국립대 병원이 코로나 전담이 되면서 응급환자가 몰려서 진짜 힘든 시간들이었다. 그 때 전공의들이 열성적으로 함께 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삶은 드라마에 넘겨야 한다.
앞으로는 그렇게 살지는 못할 것 같다.
그동안은 사명감이라는 파란알약을 먹고 드라마 주인공인 듯 365 당직을 살았었고 이번 사태에서 정부는 모든 의료진에게 빨간약을 먹여버렸다. 사명감이 아니라 노예 생활이었다고. 그저 가스라이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