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6 12:52
난 명절쯤 되면 꽤 지독한 우울증을
앓았던 때가 있었다. 그때 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명절만 되면 가슴이 시려온다.
어린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던 나는 표정이 어둡고 웃음기없는 아이였다.
초등학교 1학년때는 미술시간에 검정색으로만
그림을 그릴 정도로 심각해서 어머님이 학교에
불려오실 정도였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 우울증 증세는 점차 호전됐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별탈없이 다닐 수 있었다.
그러던 수능시험 전 어느날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으로 난 하루 아침에 고아가 되고 말았다. 정신이 나간 상태로 어머님 장례를 치르고 집에 와보니 얼굴도 모르는 친척들이 집을 점령했고 어머님이 아끼시던 패물과 옷과 그릇 등 많은 것이 이미 사라진 뒤였다. 하물며 상 치른지 일주일도 안된 미성년자 조카에게 막내이모는 어머님이 빌려간 돈이 있으니 갚으라고 까지 했다.
외국을 떠돌며 방랑자처럼 살았다.
세상에 그렇게 난 혼자였다.
말할수없는비밀 명절증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