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6 23:52
독일 뮌헨에서는 맥주 말고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어.
솔직히, 음식에 관해서는 유럽이 늘 그랬지.
선입견이라면 선입견이었어.
하지만, 뮌헨의 그날 저녁 완벽히 배반당했어.
첫 잔은 신선했다.
정말로, 맥주는 그냥 맥주가 아니었어.
‘싱싱하다’는 단어가 맥주에도 어울릴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 맥주를 두고 하는 말일 거야.
그 맥주와 함께 나온 오리고기 스테이크와 부드러운 메쉬 포테이토는 입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묵직한 만족감을 남겼지.
고풍스러운 호프집에 앉아 맥주잔을 들고 있으니, 이상하게도 내가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어.
중세시대 어디쯤에서 맥주를 마시는 상인이라도 된 기분이더라. 시간은 유유히 흐르고 있었고, 나는 그 흐름 속에서 아주 잠시 멈춰 서 있었고...
아무래도 여행지의 음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야.
이것은 기억이야.
나는 이 기억을 아주 오래도록 간직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