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7 07:04
보고 싶었다. 한번이라도 좋으니 드라마처럼 한 화면안에 스치더라도 마주하고 싶었다. 몇년이 지나도 마주칠일 없었다. 어느날 친구의 결혼식에 만났다. 우리의 관계를 알았던 지인들이 만났냐며 오늘 왔다고 나한테 말을 했지만 볼 수 없었다. 나를 피해 다녔으니까. 민망한듯 웃으면서 슬쩍 집에 돌아가는 너의 뒷모습을 보았다. 아무렇지 않은듯 넌 그랬다. 우리의 추억에 나 혼자 살고 있었다. 연민과 애증과 그리움 같은 것들이 너한테는 남아있지 않았다. 연애를 하다 헤어졌던 너였고 사랑을 하다 버려졌던 나였으니 감정이 다를 수 밖에. 난 아주 멋진 영화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너에게 난 조연이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누군지 아는 그런 희미한 존재. 보고 싶었던 게 그때의 너였다. 날 사랑하던 너. 주연이었던 그때의 나는 더이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