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30 22:18
어제 여섯 시간동안 데이비슨, 맥도웰, 무법칙 일원론, 콰인, 의미 전체론 등에 대해 칠판을 몇 판이나 갈아가며 쉬지 않고 남자 셋이 떠들었다. 수도 없는 반론과 재반론으로 우리는 서로의 의견을 벼렸다. 끝나니 다들 기진맥진했다. 우리는 거리로 나서 걸으며 이제 각자 무얼 할 것인지 말했다. 한 친구는 수업 들으러 간다고 하고 다른 친구는 집에 가서 저녁을 해먹는다고 했다. 나는 무얼 할 것인지 마음이 정해지지 않았다. 청두에서 온 친구가 말했다. “Sklaven wissen nicht was zu tun, wenn sie befreit werden. 노예들은 풀어주면 무얼 할지 몰라하지.” 우리 셋은 빵 터져 한참 웃었다. 그러나 내 마음 한켠은 동시에 몹시 당황하였다. 밤새 두통이 찾아왔고 개비스콘 덕에 겨우 속이 가라앉았다. 나는 노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