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30 23:24
시, 봄의 이별, 김민
봄의 이별
(릴케 시인의 ‘모든 이별에 앞서가라’에 대한 단상)
- 김민
이별은 고통이기에 끝없는 겨울이라고 하나 봅니다.
하지만 어떤 이별은 끝없는 봄입니다.
추운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
개나리꽃처럼 화사하고 유채꽃의 기억처럼 아련합니다.
그러나 언제나 봄입니다.
작열하는 여름 태양은 더 이상 뜰 리가 없기에
봄의 이별은 한없는 그리움입니다.
하지만 언제든 끝없는 겨울로 돌아갈 수 있기에
쇠락의 왕국 속에 머물라고 하나 봅니다.
그 삶에조차 희노애락이 있을지라도
봄의 이별 속에 살고자 노래합니다. 추억합니다. 환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