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31 21:16
향수 이야기 - 2
그 오빠는 수원에서 내리고
나는 평택에서 내렸거든
수원역 도착하기 10분 전에,
여전히 허둥지둥 거리는 날 내려다보면서
웃더니
"그럼 번호 내가 물어볼게요 번호 줄래요?"
"네?"
내 손에 자기 핸드폰을 쥐여주길래
번호 찍어줬어
내 번호를 가지고 간 남자
1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 거야.
난 번호만 찍어주고
발신은 하지 않았기에
내 핸드폰에는 그 오빠 번호가 없었으니
그냥 기다렸어
그리고 금요일 저녁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을까 말까 하다
왠지 느낌이 그 남자일 것 같아서 받았어
'내 전화 기다렸어요?'라고
시작하는 첫 통화였어
네! 라고 목소리가
너무 크게 나와버려서..하아. 진짜..
전화기 너머로 오빠가 또 작게 웃어.
전화 목소리는 더 저음이었어
토요일 오전에 평택 갈 일이 있는데
일 끝나고 저녁에 시간이 되냐 물었고
나는 또.. 네 뿐이 못하는 빙구마냥
또.네..ㅠ
오빠가 '귀엽네'라고 하면서
약속을 잡고 끊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