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1 06:57
신용산카페 @cafe__son
어느 토요일 점심시간, 나는 오랜만에 ’카페 손(cafe son)’을 찾았다.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3분 거리이다. 간판이 크지 않아 찾기 어려울지도 모른다.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이라 5층까지 걸어 올라가야 했지만, 그 과정마저도 일종의 의식처럼 느껴졌다.
마침내 초록색 문 앞에 도착하여 초인종을 누르고 잠시 기다리자, 사장님이 조용히 맞이해준다.
핸드드립 커피를 전문으로, 직접 볶은 원두로 내린 커피는 깔끔하고 풍요롭다. 커스터드 푸딩과 이스라엘산 대추는 절제된 단맛으로 커피의 깊이를 더한다.
바에 걸터앉아 사장님과 커피 이야기를 나누며 한 잔, 또 한 잔. 그동안 쌓인 커피에 대한 갈증이 자연스레 스며들듯 풀려갔다.
커피를 내리는 그의 조용한 손길을 지켜보며, 나는 문득 소설 속 한 장면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햇살이 창문 너머로 흘러들고, 커피 향이 가볍게 퍼졌다.
이곳에서는 시간마저도 차분해지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