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4 13:30
나에게 전시회란
20대 초반,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부산에서 KTX를 타고 서울에 올라가 전시를 보러 다녔던 열정이 있었다. 미술 분야로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꽤 오랜 기간 전시회와는 거리를 두었다.
그러다 30대 초반부터 다시 전시를 보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속에서 새로운 자극을 통해 생각을 환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시는 내게 좋은 공간이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기 빠지는 나에게 전시는 주말에도 비교적 조용하고 한적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도슨트 없이 보면 잘 모르겠고, 설명을 들어도 '꿈보다 해몽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그럼에도 곱씹다 보면 일부는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렇게 한 장의 작품이나 다양한 크기의 조형물에 담긴 타인의 가치관을 눈으로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올해는 아직 첫 전시를 보지 않았는데, 부산 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백남준 전시로 스타트를 끊어볼까 한다.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