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5 07:26
몇 번 불길한 메세지를 받았다. 더 살고 싶지 않다는, 마지막 인사라는 쪽지. 지금도 새벽에 갑자기 날아온 메세지를 보는 게 두렵다.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그 내용 앞에 선 순간, 내 지식은 비참할만큼 무용지물이 되었다. 1에 3을 더하면 4가 된다는 지식이 무슨 소용인가. 어차피 이러 저러하게 태어나고 사는 모습에는 필연적인 근거가 없는데. 지구의 위성이 꼭 하나일 필요가 없듯, 누군가 없어도 하등 정답에서 벗어날 일은 없다. "너의 선택은 명백한 오류야."라고 말해줄 수가 없다. 글을 썼다 지웠다, 그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지웠다 하는 과정에서 매번 나라는 인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온 사람인가?' 그에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바로 이 물음에 대한 답이라는 것. 거창한 지식이 아니라. 선함을 추구하고, 견디고, 눈물을 닦은 손으로 신발끈을 다시 묶어온 나의 삶 전체라는 것. 그 한 줌 온기라는 것 - 다행이 모두 마음을 돌이켰다. 이유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