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8 12:42
<유원> 백온유
[그 순간 나는 처음으로 온전히
내가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의 감정은 담담하게 쓰여진다. 절제된 듯 하지만 어딘가 서툴러 보인다. 자신이 원하던 건 아니다. 불특정 다수의 무책임한 바람, 기대에 못 미치는 부모의 처신, 마음 놓고 표현할 수 없는 미움과 증오 같은 것들을 잔뜩 짊어진 아이. 목숨값이라는 단어가 내내 머릿속에 맴돈다.
소설은 크게 세 챕터로 되어 있었는데 그 나누어진 부분들이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를 붙잡고 일어서서, 자신의 발로 한 걸음 내딛는 걸음마의 순간. 첫발을 뗀 후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는 느낌이 너무 잘 표현되어 있었다. 그 성장의 시간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작가의 다른 작품 <페퍼민트>를 먼저 읽었는데 이번 소설이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들었다. 청소년. 자신의 것을 하나 둘 찾아가는 시기. 자신감과 너그러움을 발견한 너에게 마음 놓고 좋아할 수 있는 일들과 사람들이 늘 가득하기를. 진짜 재밌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