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4 03:00
벌써 이 일을 한 지 11년차다.
20대 때는 겨울마다 갈라지고 피나고 마디마디 테이핑을 해야만 손을 쓸 수 있었던 내 손이 너무 창피했었다.
버스를 타면 손잡이를 잡아야하는데 그 손잡이를 잡고 있는 내 손이 문득 처량해 애써 꽉 쥐어 아무도 내 손을 못보게 하고 싶었었다.
친구들이 네일아트 어디가 잘하고 새로 네일아트를 했다고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말에 상처를 받지는 않았지만 도르륵 그냥 눈물이 났었던 적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내 손은 겨울이 되면 트고 갈라지고 피가 고인다. 그나마 남쪽나라에 와서 이 정도임에 감사할 따름 :)
그치만 지금은 내 손이 누구보다 사랑스럽다.
태생이 피부가 튼튼하지 않아 좀만 일해도 손이 저렇게 되어 남들보다 더 일한것마냥 생색도 낼 수 있고 ^^
저녁이 되면 가만히 있어도 손이 아리고 아파도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아낸 증거같아서 괜스레 대견해지기도 한다.
아주 작은 나의 훈장은 아닐까.
바리스타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