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1 14:57
예전 업무를 다시 맡게 되었다.
사실 지난번에는 잘 해내지 못했었고
임신을 계기로 도망치듯 떠났다.
그런데 다시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가장 지배적인 감정은 당연히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일".
한편 마음 한 구석에서는 만약에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정말 제대로 잘 해내고 싶다는 열망도 있었다.
기대보다는 걱정을 더 안고 갔던
오늘의 인수인계 자리였다.
전임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손수 정리한 매뉴얼을 건네며 하나하나 정성껏 설명해 주었다.
정작 자신의 인수인계는 내일로 미룬 채..
5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정성들여 알려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감동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감사는,
회사에 입고 갈 옷이 별로 없어 가족끼리 간 쇼핑에서
한 시간 반 동안 아기를 돌봐주신 시어머니. 내가 옷을 고르고 입어보는 동안 아기를 봐주셨다. 감사하고, 또 죄송했다.
정말 잘하고 싶다.
일도, 가족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