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4 12:14
마지막 방학 날,
딸아이가 방학 내내 학원에 차곡차곡 쌓아놨던 책들이 산더미라며 전화가 왔다.
"엄마, 10시에 데리러 와."
오늘은 안 된다고 했다. 그랬더니 바로 돌아오는 말.
"안 오는 거잖아."
…뭐,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다. 이 동네는 한 번 차를 빼면 다시 주차하는 게 전쟁이다. 밤 10시에 나갔다 오면 한참을 돌고 돌아야 겨우 차를 세울 자리를 찾을 수 있다.
그 얘기를 해줬지만, 딸아이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매번 태워주고 데리러 오는 걸 언제까지 해야 하냐고 묻고 싶지만, 딸의 논리는 확고하다.
"엄마가 먼 학교 보내기로 해서 내가 여기까지 다니는 거잖아. 그러니까 무조건 데려다줘야지."
억울하다. 너무 억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