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5 08:47
자령의 팔에 늘어져 누운 성희가 고통을 호소했다.
아파트 8층 높이에서 떨어진 그녀의 눈은 삽시간에 파르르 뒤집혔다. 늘 거만함으로 통통히 차올 랐던 그녀의 검은 눈동자. 그것은 이내 새하얀 흰자위 언덕 너머로 우습게 밀려 나고 있었다. 자령의 블라우스 옷자락을 움켜쥔 손에 마지막 힘이 더해졌다.
어쩌다 성희의 마지막을 내가 보게 된 걸까. 자령의 마음이 복잡 했다. 성희가 숨을 꼴깍이며 겨우 입을 벌릴 때마다, 스타벅스 에스프레소 향과 구취가 섞여 번졌다. 비가 오나 눈이오 나 곱게 컸다던 성희는 곧죽어도 브랜드 커피만 고집했다. 그런 그녀의 마지막이 이렇게 처참 하다니.
자령은 넋을 잃었다. 물끄러미 올려다본 성희의 집,
804호. 도대체 그녀의 집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네이버 웹소설 #1기신도시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