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1 04:54
KY한 곳 중 가장 높은 과를 졸업했지만 그 이후 내 인생은 추락하는 롤러코스터였다. 학창시절 오매불망 바라왔던 그 학교, 그 학과였지만 전공 과목 수강 한 학기만에 깨달았다. 아, 나 이 과 공부랑 안 맞는구나. 그럼에도 노오력이 모든 것을 상쇄하리라는 젊은 패기+내 인생에 실패란 없다는 오기+부모님을 실망시켜서는 안된다는 포비아. 그렇게 고시에 번번이 낙제하고 얻은 것은 공황장애와 심화된 불안증, 열패감 그리고 적지 않은 나이였다. 잃은 것은 건강.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그 시절 그 곳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토끼같은 딸을 낳고 잘 살고 있으니 잃은 것만 있지는 않다. 오랜 공부로 어쨌든 지식과 적당한 통찰력도 얻었다. 사는 것이 내 계획대로 되지만은 않는다는 실전경험으로 겸손함도 체득했고 인생의 제 1순위 가치가 건강과 사랑, 무엇보다 나 자신이 최우선으로 바뀌었다. 온갖 잡것들이 서로 진짜라고 우겨대는 난장에서 중심잡는 법도 배웠다. 인생은 그냥 오늘을 잘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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