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1 12:51
기다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언제든 편한 시간 대에 오라고,
여기 계속 있을 거라고
저녁도 거르고 이렇게
오지 않을 걸 알지만,
나는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으니까
그리움이라는 감정은 배고픔도 잡아 먹는지
오늘의 기다림이 끝나가는 동안
아까 사둔 김밥 한 줄이 온전한 형태로 식어버렸다.
너에게 돌려줄 물건 하나
너에게 줄 물건 하나
마지막으로 너에게 들려줄 말 한마디
그때는 모든 걸 줄 수 있었는데,
이제는 하나도 제대로 건내줄 수 없다.
나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들을
그냥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