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1 05:18
인턴 때 환자 이송을 위해 앰뷸런스를 타고
처음 방문하게 된 서울아산병원.
첫째로 압도적인 규모에 그야말로 압도당했고
둘째로 다른 병원에서 1주일도 버거운 수술을
하루만에 해버리는 어마어마한 스케줄에 놀랐다.
몇 주의 고민 끝에 번호를 수소문하여
아산병원 외과 의국에 전화를 걸었고
당시 의국 담당이었던 전공의 선배에게
저는 누구누구입니다만, 그곳에 지원하고 싶습니다
최대한 담백하게 말씀드렸는데,
약간의 웃음과 함께 돌아온
첫 대답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선생님, 선생님이 뭘 생각했던지 간에
여긴 그 상상보다 더 힘든 곳이에요.
좀 더 생각해보고 다시 연락 주세요."
그 땐 그 대답이 참 무서웠다만,
혈기왕성하고 새파란 외과 지원자에게는
저 말이 어쩌면 더 매력적이었다는 걸
한참 지나서야 쓴 웃음과 함께 깨달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저 말은 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