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가족 빨래량은 어마어마하다. 그런 집에 건조기가 고장이 났다. 우리집 건조기는 엘지가스건조기 초기 모델로 건조시간은 단 '41분'이면 끝난다. 60분도 채워지지 않은 41분. 이 얼마나 매력적인 숫자란 말인가. 이틀에 한번씩 빨래를 돌리고 주말에는 네 다섯번씩 돌린다. 그런집에 건조기가 고장났다. 바람 한 점 없는 거실에 젖은 빨래를 얼기 설기 널고 잔다. 매일밤 없던 수고를 해야한다. 그래도 죽으란 법은 없다. 마침 일을 쉬고 있는 남편이 있다. 빨래 담당은 남편이 되었고, 건조기가 있든 없든 나는 전처럼 신경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