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2 14:42
업무 일정이 갑자기 바뀌어서 초등 아이가 혼자 집에 와서 나를 기다려야 했다.
엄마 잔소리 1도 없이 할 거 다 하고, 간식 챙겨 먹고, 집에 왔다는 문자도 나에게 보내 주었다.
헐레벌떡 집으로 도착하니 사과를 여유롭~게 질겅질겅 씹으면서 현관으로 나와 씨익 웃는다. “잘 하고 왔떠??”
잘 하고 왔지…
너 같은 사람이 나한테 걸렸는데,
잘 못할 수가 있었겠냐…
똥망한 하루였어도 그녀의 동그란 얼굴을 보면, 잘 산 하루가 된다. 너를 사랑해.
그녀가 태어나고 그녀 이름으로 지메일 계정을 만들었다. 나는 거기에 간간히 이메일을 쓴다. 네가
얼마나 귀한지, 엄마의 하루는 어땠는지, 내가 얼마나 가끔씩 빡이 치는지, 그리고/그래도/그래서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 딸 민증 나오는 해 생일 선물. 지메일 계정이랑 비번. 만들길 잘 했어… 음음.
수제비 반죽 만한거 낳았는대… 언제 이리 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