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2 14:55
취향 어제부터 무라카미 하루키의 <내가 사랑한 티셔츠>가 다시 읽고 싶어져 책장에서 꺼내 들었다. 하루키의 잔잔한 유머와 짧은 호흡의 문장 덕에 예전에도 구매하자마자 거의 하루 만에 읽었던 게 기억난다. 이 책은 하루키가 ‘마음먹고 티셔츠를 모아야지!’하고 수집한 티셔츠들의 이야기가 아닌 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과 연관된 티셔츠가 자연스럽게 모여진 일화를 엮어 낸 책이다. 그래서 일본의 유명 패션 매거진 ‘뽀빠이’에서도 자신의 티셔츠에 관련된 글을 1년 반동안 연재했을 정도.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달리기, 위스키, 레코드, 맥주, 자동차 등 그의 취향도 알게 된다. 예전엔 뾰족한 취향을 갖는 것을 조심스럽게 여겼다. ‘너무 편협한 시각을 갖게 되는 건 아닐까?’라고. 이젠 하나의 대상에 깊이, 꾸준히 몰두하는 건 어쩌면 부럽고 멋진 취미이자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취향이나 작게나마 수집하는 것들 몇 개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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