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5 03:23
무료디자인, 사람 봐가면서 해줄 것
대학시절 국수 한 그릇 얻어먹고
로고, 메뉴판, 간판 등 이것저것 디자인을 해주었다
사업이 대박이 났다며 하루 900만원씩을 벌었고
투자도 받았고 매장도 확장했다며 연락이 왔다
음식을 파는 사장이었는데
단 한번도 '자신이 파는 음식'만큼은 한 입도 무료로 주지 않아서
몇 번은 돈 주고 사먹었던 기억이 난다
바보처럼 서운하다고 말 한번 못해보고
당연스럽게 돈을 줬고, 그는 당연하게 돈을 받았다
우리의 차이점....
나는 내 전문성을 친하다는 이유로
국수 한그릇에 쉽게 줘버렸고
그는 절대 자신의 전문분야인 음식만큼은
아무리 친구라라더도, 도움 받은 사람에게라도 그냥은 주지 않았다
난 이 분에게 나름대로 신선한 충격을 받고
나도 내 기술을 더 귀하게 여겨야 겠다고 다짐했다
세월이 흘러 나도 커리어가 쌓여가고
홈페이지 1건당 500이상을 받기까지 성장했는데
그에게서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디자인 좀 해줘! 얼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