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5 06:44
잔잔한 파도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고,
멀리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이 어둠 속에 부유하는 듯했다.
그녀와 나는 조용히 나란히 걸었다.
“원래 이렇게 밤에 바다 걷는 거 좋아해요?”
내가 먼저 말을 건넸다.
그녀는 한참을 파도를 바라보며 있다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행을 오면 꼭 한 번은 이렇게 밤바다를 걸어요. 낮보다 조용하고, 뭔가… 솔직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그녀의 말을 곱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해진다… 좋네요.”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도 그녀는 여유로워 보였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나도 솔직해질 수 있을까?
조금씩, 나는 그녀에게 내 마음을 드러냈다.
“솔직히, 처음 봤을 때부터 끌렸어요.”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도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