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5 08:01
어르신들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이곳 미중부 시골교회로 첨 왔을때, 반갑다며 커다란 손으로 나에게 악수를 청하던 키크고 덩치큰 할아버지 교인은, 4년 후인 지금은 나와 눈높이가 비슷해졌다.
가끔씩 꼬장꼬장하게 잔소리 하던 할매교인은 이제 기운이 없어서 조용해지셨다. 고령에도 건반을 잘 다루셨던 할머니 교인은 이제 팔 힘이 없어서 주일예배 반주자 자리에서 내려오셨다.
하지만 그래도 주일만오면 (악천후가 아닌 이상) 다들 교회에 나와 자리를 지켜주신다. 반고정석이 되어버린 교회 장의자에 앉아 이제는 익숙해진 내 영어 설교를 잘 들어주신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매주, 매번 그자리를 지키던 교인이 돌아가실때면 자그맣던 할매, 할배 교인이 앉아있던 그 빈자리가 그렇게 커보인다.
교회의 황혼기에, 힘든일도 많지만 이분들과 교회 공동체를 최대한 건강하게 잘 지켜나가는게 내 할일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