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5 12:17
반지를 샀다 세상에
짧고 뭉퉁한 손에 끼워주니 이렇게 못날수가 없다
무슨 바람이 들었던 걸까
평생 악세사리라곤
스마트워치나 끽해야 커플링 정도 였는데
뭔 생각이었을까싶지만
내 눈에 이쁜 반지가 보였고
(아이디어스에서 샀다)
크기도 적당히 크게 해서 주문해버렸고
뭉퉁하고 살찐 손가락에 끼워 버렸다
제대로 된 수치를 모르니 대충 맞는 곳에 넣었다
나이 드니 별짓을 한다는 스스로도 생각이 들면서
그냥 문득 기분이 좋아졌다
삶에 온전히 나만을 위한 소비를 하기 시작한지
이제 한 십몇년 지났다
여전히 불안하고 어찌될지 모를 내 삶이
이제는 어쨌든 빛나기보단 꺼져가는 내 삶이
이젠 더더욱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
달을 새겨넣은 반지를 끼고 생각 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