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5 13:09
어느 날 한 세상이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
그 순간의 느낌은 마치 인생의 어느 페이지에서
덮인 그대로 내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멀어진
그대로의 세상의 종말.
누군가 나에게 결국 시간은 기억을 치유하고
지금의 아픔이 천천히 나아질거라고 했다.
그 말은 틀렸다. 난 여전히 다시 열어볼 수 없는 그 페이지를 찾아 헤매인다. 그러나 동시에 맞는 말이기도 했다.
어떤 기억은 결코 흐려지지 않는 대신에 그냥 조용히 그 빛깔을 바꾼다.
바뀐 빛깔 속 그 기억을 가끔씩 조용히 쓰다듬는다. 아무도 모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