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5 14:27
평지에서 본 기인도 여럿 있다. 그 중에 한 명은 마의천이라는 분이다. 본명은 모르고 내가 인사동에서 서예를 배울 때 아침에 가게에서 형하고 노닥거리고 있으면 가끔 불쑥불쑥 들어왔다. 머리는 산발이고 키가 작고 빼빼 말랐는데 눈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반짝거렸다. 형의 말로는 삼성의 이병철 회장 옆에서 관상 보던 분이라고 했다. 이 분의 장점이다 단점은 거침 없이 말을 한다는 것이었다. 형은 늘상 보는 사람이라 별수롭게 여기지 않았지만, 나는 그 분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런 분들에게 가끔 번득이는 지혜를 얻을 수 있어서 늘 경청했다. 들어오시면 갑자기 꺼내는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그 분은 나를 보면 늘 두 가지를 말씀하셨다. "아 이 새끼 눈빛 봐라. 콧대가 참 좋단말야." 나는 늘 웃으며 감사하다고 말을 했다. 어느 날인가 들어오셨는데 얼굴에 상처가 가득했다. 그 날은 갑자기 들어오셨다가 갑자기 나가셔서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형에게 물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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